일상

3월달 일기

arancia_ 2023. 4. 3. 17:55

 

4월이 지나고나서야 쓰는 3월달 일기
사실 중간에 쓰긴 썼었는데 새벽에 작성한 한탄+분노폭발 일기라 부끄러워 다음날 아침에 바로 가렸다...

3월은 진짜 일하느라 좋은 의미로 정신이 없었다.
지금은 월루중인데 퇴근까지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포스팅중...

나중에 따로 지금까지 칠 수 있는 우쿨렐레 곡들을 정리해서 포스팅 하고 싶다
어언 10곡 내외가 되니까 내가 뭘 칠 수 있는지 떠올리는것도 꽤나 시간이 필요해서
원래는 아날로그로 악보를 옮기고 기록했는데 코드가 아니라 핑거스타일도 연습을 하게 되면서
그냥 악보 사서 프린트하거나 캡쳐하는게 훨씬 편하기에...

요즘의 즐거움 : 대파 키우기
3월 25일부터 물에 꼽아 키우기 시작했고 어제(4월 2일) 화분으로 옮겨줬다.
대파가 자라는 속도가 게임 레벨보다 빨리 오르는 것 같다.
햇빛 좋을 때 파멍 때리고 있으면 좀 힐링되는듯
마구 자라나는 식물의  생생한 진초록색과 연두색, 그 질감은 진짜 너무 아름답다
재작년부터 대파 키우고 싶긴 했는데 햇빛을 쏘게 해줄 환경이 여의치 않아서+수경으로도 가능한지 몰랐음 미루다가 이번에 시작했는데 너무 즐겁다 ㅎ... 한명의 인간보다 뭉텅 잘린 대파의 성장이 더 빠른

요즘 다시 낙서를 하기 시작했다...라고 하기엔 어제 2장 정도 끼적거렸나
한 3~4개월 아무것도 그리지 않고 (플래너에 붙일 용으로 시시한 동물 그림들은 자주 그리긴 했다) 살다보니 이쯤 되니까 꿈에서 다시 입시하는 꿈 꾸더라고...ㅡㅡ... 정확히는 대학에 복학하는 꿈이었지만 ㅋㅋㅋㅋㅋㅋ 하.
ㅅㅂ 대학 입시할 땐 수능 다시 보는 꿈 꾸고
대학 다닐때도 수능다시보는 꿈 꾸고
나이 더 먹고 나선 고등학교부터 ㄷ ㅏ시 가는 꿈을 꾸고
또 입시하는 꿈 꾸고... 뭔데 ㅅㅂ 나 남자로 태어났으면 평생 군대가는 꿈 꿀듯

대학에 복학하는 꿈이 약간 내 트라우마???????? 까진 아니고 컴플렉스의 버튼을 제대로 건드리는 내용이었는데
예전처럼 마음이 썩은 대파마냥 물크러져서 무너지는 그런건 아니고 (아마 20대 초중반때 이 꿈을 꿨으면 눈이 불어터지게 울었을거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꿈속에서도, 깨고 난 현실에서도 굉장히 수긍하고 평화롭고 오히려... 안정되어서 다시 그림을 그려볼 마음이 생겼음

이제 현실은 바뀌지 않을거란걸 잘 알고, 내 노력의 한계도 알고 있고 스스로에게 헛된 기대도 하지 않을 수 있는, 그 어리석은 미련을 드디어 버릴 수 있는 시기가 나에게도 오는걸까 싶다.
그래서 죽지 않고 계속 살다보면 비록 오늘이 어제보다 못한날이 있더라도, 어제보다 조금씩 깨달음을 얻어서 편해질 수 있으니까...

좀 우울했지만 내게 의미가 있던 꿈 얘기를 적고싶은데..퇴근 시간 다가온다 이얏호

나는 뭔 회귀물처럼 과거로 가고 싶지도 않고 이세계물마냥 미래로 가고싶지도 않다.
하지만 20대 초반의 나에게 다른 방식의 삶도 있노라고 안심시켜주고는 싶다.
그래도 역시 의미가 없다. 그 시기에 그렇게 아프고 괴로워서 오히려 지금 이런 일들을 하고 있을 수 있으니까

작년 10~12월 경부터 강하게 바라던게
그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더라도 내가 스스로 꾸준히 무언갈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였다.
사람은 관심이 없으면 대부분 동기가 잘 생기지 않기 마련이라 + 스스로 내적 동기도 전혀 없었다.
근데 저런 꿈을 꿈 + 대부분의 인간관계를 멀리하며 극도로 심심한 n개월을 보냄 >>>> 편해졌다! 정말루 마음이..
그래도 정말 심심하긴 하다. 어제랑 엊그제 주말은 정말 심심해서 괴로울 지경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
어쨌든 나에 대한 오류 인식이란 정말 괴로운...일인거다.

이제 나는 나를 위해서 뭐라도 그리고 싶다. 그 생각을 하면 즐거워진다.
근데 솔직히 그림보다 우쿨렐레가 더 재밌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