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감상]동인녀의 감정 1권

arancia_ 2023. 4. 11. 14:46

갑자기 꽂혀서 구매해서 읽었다. 엄청 여러모로 공감가서 재밌었음...
제일 공감가는건 은의트리거 쌉마이너 장르 파다가 외로움에 지쳐 sns 탈퇴해버리는 부분이었음 ^^)d
내가 좋아하는건 검색결과 0건 이런거까진 아닌데 총 10건 안되는 최신글이 2년전 뭐 그런 점이 닮았달까
그래도 최근 공식에서 아닌척 은근 커플스킨 내주고 말이야...
작중 등장인물들이 20대 초반~중후반인것 같다. 부정적 트리거를 마주했을 때 오히려 열받아서 나름 생사적인 방향으로 돌파해버리는 에너지는... 30대 이후부터는 경제적 신체적 여건에 따라 좌우되니까

작중 인물들이 sns를 그만두고 감정의 널뛰기 폭이 적어진 나름 평화로운(그러기에 좀 노잼인) 일상 보내는 부분이 너무 공감가서 웃펐다 ㅠㅠ ㅎ...

그림체가 굉장히 고전적이기두 하고 복고풍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시원하고 어딘가 써늘한 맛이 있음. 이런 그림체를 너무 좋아해서 + 여자 파티 + 볼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공감적 소재라 안 볼 수 가 없었고...
예전에 인터넷에서 1화만 언뜻 봤을 때 사실 장르의 신이라는 아야시로가 남캐인줄 알고 기억 한켠에 묻어뒀었는데 여자인걸 지금에서야 뒤늦게 알고 개같이 구매 

메타인지라는 말은 공부 외에 적용되는걸 정말 안 좋아하는 편인데 (특히 동인계에선 하도 여자가 여자 팰 때 쓰려고 피곤하게 악용되는게 많았어서ㅋㅋ)
앞으로 그럴일이 다시 생길지나 모르겠지만 뭔가 비슷한, 감정의 흑색 소용돌이에 휘말린다면 이걸 다시 읽는게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함 ㅋㅋㅋ

감상을 주고 받는다는거가 정말...대단한 에너지 소모 활동인거 같다...
대가 시스템이라고 했나 이건 10여년전 비툴커뮤가 흥했을때 자기 로그 위아래로 덧글 달아주기 이런게 생각이 났음. 이제 이게 ㅌㅇㅌ라는 sns로 옮겨온것이고...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한/개인이 득도하지 않는 한 진정한 친구가 아니라 소위 '연성'으로 서로의 관심을 갈구하는 관계에선 대가시스템은 누구나 가슴 한켠에 어둡게 자리잡고있고 끊임없이 부담감과 서운함을 느끼게 할 것이다...

그래서 의문이긴 하다 아야시로는 왜 여전히 나나세를 맞팔하지 않을까?... 오파지마를 통해 꼭 신간을 구매하고 기뻐할만큼 좋아하면서도..는 나나세가 익명으로 감상글을 투고하는걸 멈추고 본인이 직접 멘션을 보낸다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만일 나나세가 그렇게 하는데도 아야시로가 맞팔을 하지 않는다 ....라면 나나세는 어떻게 될 것인가 존나 생각만해도 왜 내가 괴롭냐 

제일 행복해보이던건 그 배틀 어쩌고라는 극소수장르를 파던 만두머리 쏘녀였다. (일본이름을 기억력 장애 수준으로 외우지 못해서 아야시로와 나나세도 한문단 내려갈 때 마다 계속 검색해가면서 쓰고있음 아오시마 ㅇㅈㄹ)
마이너의 희망편... 사랑과 믿음 긍정적 교류가 오가는 ...
근데 이제 그걸 보는 극 I는 부러우면서도 나는 절대 못하겠다 싶어서 맞이하지도 못할 가상현실에조차 기가 빨려버리는
활발한 상호 피드백을 좋아하는 창작자라면 요즘 시대가 좋겠지만
나는 아직도 20여년전 닷컴 버블로 인한 개인 홈페이지 시절이 너무 그립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소비러 입장에서도 개인 홈페이지/블로그 시절은 정말 그 사람의 세상에 초대 받아서 구경하고 가는 느낌이었다면
sns는 똑같은 고시원에서 누구는 그곳이 정말 최고의 집이라 자해하고있고 누구는 잠깐 들렀다 가며 부유한 갓생 살고있고 그런...좀 디스토피아 같달까
블로그는..블로그도 그닥 별로였다 개인홈페이지가 더 재밌음. 지금 기준에선 UI UX의 난이도가 극악이지만 타겟층과 소비층이 딱 맞아떨어져서 약간 탐험하는 재미도 있고... 그 시절엔 유독 인터넷 괴담이 많았던 이유가 있다..

책 얘기 하다가 또 삼천포 가네...
하여간 수려하고 공감가고 재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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